행자부 인사혁신, '구호'보다 '실천'을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행자부 인사혁신, '구호'보다 '실천'을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4-12-25 19:40

본문

 안전행정부를 개편해 새로 발족한 행정자치부는 25일, 출범 한 달을 맞아 '新 인사운영 3대 원칙'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10대 혁신방안'을 내놓았다. '새 술을 새 푸대에 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안전행정부의 인사혁신 방안을 보면서 이 또한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서는 것은 국민의 보편적인 심정일 것이다. 인사 제도의 혁신은 '구호'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新 인사운영 3대 원칙'은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연공서열과 줄 세우기 인사를 타파하기 위해 ▲성과와 역량에 근거한 능력중심 인사 ▲소통과 배려가 있는 따뜻한 인사 ▲시스템에 근거한 과학적 인사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즉 유능한 인재는 출신지역을 초월해 각 시도에서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능력 있는 부단체장을 광역 자치단체에 순환보임 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융합형 인재와 특정분야 전문 인재를 고루 양성하는 투 트랙(Two-Track) 인사관리와,  중앙부처 관장부서와 지방업무 관장부서 간 대폭적인 혼합인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주요 간부 직위에 7·9급을 발탁하고 여성 출신 임용을 확대하며 필요한 인재는 연공·기수·출신 등에 상관없이 발탁해 차별을 없애고 능력과 업무성과 위주의 인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사실 조선시대 영조의 '탕평책'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인사혁신 노력은 오래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엄청난 노력과 투자가 투입됐다. 그러나 국민들 대부분은 대한민국 인사제도의 근간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사의 모양새만 바뀌었을 뿐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의 생각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뿌리깊은 고시(考試)위주의 편향된 인사정책에다, 학벌 위주의 '유교사상' 잔재물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맥 학맥을 쫓아가는 정실(情實)인사 측면에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직무 중심, 역량 중심의 새로운 서구(西歐) 인사정책은 경영학 교과서에 산재해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적용된 사례는 보기 힘들다. 오죽했으면 청와대 내부에서 조차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민과의 소통은 뒷전이고 자기네들 권력싸움으로 일관하고 있겠는가.
 연공형 서열도 장점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타파해서는 안 된다. 인사는 하루아침에 바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 제도와 새로운 제도와의 조화도 중요하다.
 어쨌든 인사혁신 '구호'에 국민은 넌더리가 난다. 이번에는 확실한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